일상, 생각, 경험

신입 개발자가 되기까지

Coblin 2020. 11. 3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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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취업을 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평생 동안 글을 써본 경험이라고는 자소서밖에 없어서 필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내 경험을 적어보려 한다.

첫걸음

나는 컴퓨터 전공인 듯 전공 아닌 과를 졸업했다.

전공이면 전공이지 전공 아닌 과는 뭐야?라고 생각을 할 수 도 있지만 전공자라고 커리큘럼이 애매했고 비전공이라기엔 

컴퓨터 개론, 네트워크, 리눅스 같은 것들을 배워 봤기 때문이다.

 

우리 과는 특정시기가 되면 응용 파트와 보안 파트로 선택이 가능했는데, 내 경우에는 복학을 하려고 과사에 방문했을 때 바로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해서 보안은 정보보안, 응용은 웹이라는 조교님의 말만을 듣고 응용 파트를 선택했다.

 

응용 파트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었다.

 

웹 개발보다는 웹디자이너+퍼블리셔를 양성하는 듯한 커리큘럼이었다. 심지어 막상 배우는 건 1학년 때 배웠던 포토샵, html을 다시 한번 복습할 뿐이었다.

새로 추가된 거라고는 당시 유행했던 워드프레스와 node.js 였는데 워드프레스는 PHP와 관련된 부분은 없고 블록 코딩처럼 플러그인만 추가하는 수업이었고 node.js는 웹서버를 띄우고 html 코드를 넣는 정도의 수업이었다.

 

이때부터 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고 개인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다.

취업 활동

회사에서 일을 하며 배우자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마지막 학기에 퍼블리셔로 조기취업을 나갔었다.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진 사이트를 관리하는 업무였는데 그마저도 출근한 지 이주일만에 내가 속해있는 부서의 사업을 접는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에선 졸업작품을 진행하던 때라 퇴사를 하기엔 애매했고, 결국 회사에 남아 서류 작업 등 기타 잡무를 하며 4개월 정도를 다니다 퇴사를 했다.

 

언어 선택과 공부방법

퇴사를 하고 보니 학교는 졸업했지만 막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국비지원을 생각하고 학원 상담을 다녀봤으나 아르바이트와 병행이 어려워 독학을 선택했다.

 

막연하게 집에 있던 책과 인터넷을 참고해 자바 기초 문법들을 익혔지만 막상 할 수 있는 건 구구단, 간단한 별 찍기 정도였다. 프로그래머스에서 알고리즘을 풀어보려 도전해봤지만 자바로는 손도 대지 못하고 좌절감을 맛봤다.

 

 

스프링 관련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들렀을 때 우연히 본 파이썬 책에서 모든 언어의 시작인 Hello World!!! 를 프린트 문 하나면 출력이 가능하다는 점에 매료되어 바로 책을 사서 공부를 했다.

겉핥기로 책을 읽고 알고리즘 문제를 봤을 때 자바와는 다르게 문제를 풀어볼 수 있었다.

구구단과 별 찍기가 아닌 문제를 풀어봤다는 것에 다시 한번 프로그래밍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취업준비

파이썬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고 프로젝트를 만들며 공부를 했었는데, 실무에서 장고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전혀 몰랐던 때라 views.py에서 쿼리문, 필요한 코드 등을 작성해서 아파치 서버에 띄우는 정도로 두 개의 프로젝트를 만들고 다시 한번 취업전선에 들어섰다.

 

로켓펀치를 통해 자격요건은 보지도 않고 파이썬을 사용하는 곳에 신입을 뽑는 곳이면 무작정 지원을 했었다.

 

운이 좋게도 몇 번의 면접 기회와 사전과제를 받아볼 수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대부분의 회사 자격요건에는 drf를 사용해 rest api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었는데 나는 자격요건에 충족하지 못했다.

 

사전과제의 경우  간단한 drf를 사용해 rest api를 만들어 제출하는 건데 drf가 뭔지도 모르니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제 능력이 부족해 사전과제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 공부하여 다시 재지원하겠다 라는 메일만 보냇 었다.

 

면접의 경우는 신입은 배우려는 의지와 기본 인성만 있으면 된다 라고 생각하는 회사와 이 정도의 기초는 알고 있어야지 라고 생각하는 회사가 있던 것 같다.

 

배우려는 의지를 보는 곳은 기술과 관련된 질문을 하진 않았고 학교 성적이나 기타 경험들을 통해 이를 판단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었던지라 나쁜 성적을 갖고 있었고 다른 대외활동 경험이 전무했었기에 당연히 탈락 통보를 받았고,

기술 질문을 하던 곳들은 왜 models을 사용하지 않았나요? 같이 프로젝트를 왜 그렇게 만들었는가에 대해 물었었다.

'그 방법만 알았으니까 그렇게 만들었죠'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지만 이를 어떻게든 포장해 답변을 했었다.

하지만 역시나 불합격, 물론 나 같아도 이런 기초도 안 돼있는, 자기가 만든 프로젝트를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제대로 설명도 못하는 지원자를 안 뽑았을 거다.

 

또다시 공부

전부 불합격을 했지만 내가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는지 명확해졌다. 

장고 강의를 사서 들으며 models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고, drf를 공부했다.

정확히 말하면 drf를 공부하며 다시 한번 지원서를 넣었다.

 

다시 한번 취업도전

사람인, 인크루트, 로켓펀치 등 여러 사이트에서 입사지원을 하고 몇 번의 면접과 몇 번의 사전과제를 받았다.

사전과제를 할 수 있는 곳까지 만들어 제출했다.

 

사전과제를 열심히 만들어 제출했으나 면접 제의는 오지 않았다.

 

합격!?

마지막으로 사전과제를 제출했던 곳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 제의도 아닌 합격 연락!

사실 사전과제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고 제출했던 곳이라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합격 연락을 받아버렸다.

 

취업이 됐다는 사실에 기뻤으나 '면접도 없이 대체 날 뭘 믿고 합격을 시켜준 걸까?'라는 의문이 생겼고, 찝찝해하던 중 첫 출근날이 왔다.

 

그렇게 나는 신입 백엔드 개발자가 되었다.

 

마무리

내가 개발자가 되기까지 너무 먼 길을 돌아오고 너무 미련하게 준비를 했던 것 같다.

나처럼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그에 맞게 공부를 해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공부를 하는 방법은 학교, 학원, 과외, 독학 등 수많은 방법들이 있겠지만,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는 주변에 관련 지인이 있거나 멘토가 있지 않으면 명확하게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막상 취업을 하고 보니 회사에서 뭘 공부해야 하는지 채용공고에 다 알려줬었는데 입사 지원할 때만 채용사이트에 들어가다 보니 미처 몰랐던 내용이다.(물론 나만 몰랐던 것 같다.)

 

뭘 공부해야 할지 포트폴리오를 어떤 환경에서 만들지를 모르겠다면 아래의 방법을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채용사이트에서 회사의 자격요건을 읽어본다.

 - 내가 사용하는 언어를 채용사이트에 검색해보면 수많은 회사들이 나온다. 

   아무 회사나 눌러봐도 좋지만 유명한 회사, 내가 들어가고 싶은 회사를 클릭해 채용공고를 보면 무엇을 원하는지 모두 적혀있다.

 

   아래와 같은 채용공고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자격요건>

- python(django) 개발 경험

- REST API 설계 및 개발경험 or DRF 사용 경험

- ORM 사용 경험

<우대 사항>

- AWS EC2, S3 사용 경험

- Docker 사용 경험

 

우대사항의 경우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자격요건의 경우 대부분의 회사들이 비슷하다.

 

글에 나와있는 자격요건에 맞게 drf를 사용해 rest api를 만들되 쿼리문이 아닌 ORM을 사용해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걸 EC2로 배포해본다. 이러면 자격요건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으니 회사가 원하는 자격을 갖추고 있는 거다.

물론 숙련도의 차이, 얼마나 깊게 알고 있는가 등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의 자격요건은 맞췄으니 나보다는 나은 상태로 시작할 수 있다.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맨땅에 헤딩하듯 무작정 공부하기보다는 이런 걸 확인하고 준비한다면 삽질의 횟수가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필력으로 긴 글을 쓰다 보니 문맥도 이상하고 했던 말을 또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직 너무너무 부족하기에 어떠한 피드백이든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럼 이만 긴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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